나하고 비슷한 시기에 골프를 시작해서 나랑 비슷한 상태(!)의 친구들이 싱가포르에 살고 있어서 이번 여행 중에는 친구들이랑 9홀 골프장인 만다이 퍼블릭 골프장(Mandai Executive Public Golf Course)에 다녀왔다.
아래 사진은 친구가 예약하면서 보내 준 예약화면이다. 어른 SGD44.1부터인데 우리는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SGD41.42에 예약해서 다녀왔다.

골프장 입구에서 하늘색 사자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9홀 퍼블릭 골프장이라 그런가 클럽하우스는 별도로 없었고, 사무실과 작은 야외 카페가 있었다. (따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쉴 곳은 없어 보였다.)

2월 초 아침 10시 반 티오프였는데 30도에 땡볕이 내리쬐서 준비하려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섯 홀 정도 친 것처럼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곳에 여러 번 와 본 친구가 얼음물, 시원한 음료수에 초콜릿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온 덕분에 무사히 라운딩을 마칠 수 있었다.
시작할 때 너무 덥고 햇빛이 따가워서 살짝 걱정이 됐는데, 두 번째 홀부터는 살랑살랑 바람도 많이 불고, 중간중간 나무 그늘이 있어서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다녔다. 더웠지만 햇빛이 쨍해서 사진이 정말 예쁜 색감으로 쨍하게 잘 나왔다.
분당에서 다녔던 파3 골프장보다는 넓었지만 드라이버 없이 유틸리티, 아이언으로 커버 가능한 코스였다. 장타 치는 남자분들은 아이언, 웨지, 퍼터만 가지고도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여행이라 골프채를 가져가지 않아서 골프장에서 빌려서 썼다. (골프채 대여비 SGD35) 여러사람이 막 돌려쓰는 채라서 좀 많이 헐긴 했지만 평소 내가 쓰는 브랜드와 동일한 브랜드라 편해서 좋았다. (채를 가릴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그냥 심리적 친밀감이랄까...)

근처에 동물원이 있어서 그런지 라운딩 돌다 보니 원숭이들이 나타났다. 슬금슬금 오더니 내 친구 가방을 뒤져서;;;; 내가 "먹을 거 없으니까 저리 가라~!!!!!" 하고 큰 소리를 쳤더니 짜증 나는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물러갔다. 물러가는 길에 내 친구 공이 보이니 화풀이하듯 들고 가서 우리가 "먹는 거 아니야 놓고 가!!!" 하고 소리를 치니 신경질 적으로 휙 던지고 유유히 지나갔다. 우리의 우당탕탕 라운딩의 마지막 홀이 원숭이 덕분에 대미를 장식했던 것 같다.

저렴한 가격으로 친구들이랑 명랑운동회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골프장이다. 친구들이랑 다음에 재방문할 때는 다들 실력이 좀 더 향상되어서 명랑운동회 말고 진지 모드로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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