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아이들하고는 루미큐브 실물게임만 하자
루미큐브 앱게임은 어른만 하자
루미큐브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주변에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었다.
앱스토어에 들어갔다가 혹시나 싶어 루미큐브를 검색해 보니 앱스토어에 루미큐브 게임이 있었다.
연습모드, 2~4인 실제 플레이 모드, 실제로 아는 사람끼리만 모여서 할 수 있는 Private Game, 진짜 대회 같은 토너먼트 모드까지 다양한 모드로 앱을 잘 만들어 놓았다.
루미큐브를 앱으로 재미있게 플레이한 첫날에는 다음에 캠핑이나 여행 가서 띵똥이랑 Private Game으로 각자 핸드폰으로 같이 플레이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플레이하면서 당분간은 나만 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 루미큐브 앱게임 특징]
1. 매 게임마다 시작 전에 필수로 광고 시청
: 나는 주로 건강음료 광고, 쇼핑몰, 게임 광고가 나왔다.
거의 매번 게임 시작할 때마다 광고를 보다 보니 광고 본다고 크게 영향받지 않는 나는 괜찮지만, 아이는 과연 괜찮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높은 확률로 다양한 게임 광고에 노출될 텐데 엄마랑 하는 정적인 루미큐브보다 훨씬 재밌어 보이는 다른 게임 광고에 확 끌려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칼 같은 시간제한
: Private Game이나 나 홀로 컴퓨터랑 하는 Practice 모드는 내 차례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수동으로 조정할 수 있긴 하지만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들과 무작위로 같이 하게 되는 게임은 30초 제한이 칼같이 있다. 30초 제한 시간 내에 타일 까는 걸 완료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내가 깔아놨던 타일들이 다시 다 돌아오고 + 타일 하나를 추가로 받게 된다.
집에서 실물 게임으로 하게 되면 아이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여유를 주거나, 규칙이 30초라면 32초, 33초 정도 몇 초 정도의 아량은 베풀어 줄 수 있지만 앱으로 하면 1초의 아량도 통하지 않아서 아이의 억울함과 눈물의 불평을 받아줘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다.
3. 판돈이 걸리는 순간 고스톱이 되어버린 루미큐브
: 실물 게임과 앱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머니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만든 회사도 운영을 하고, 직원들 급여 주려면 수익화가 필요하다 보니... 앱게임에는 게임 내 재화인 Coin이 있다.
온라인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는 "Play Now" 모드로 하게 되면 판돈(게임에서는 Fee라고 표현)이 필요하다.
처음 시작은 100 코인으로 시작하는데 코인이 좀 많아지면 자동으로 판돈이 큰 판에 들어가게 된다. 100코인짜리 방에서 이기면 플레이어가 4명일 경우 1등이 400코인을 가져간다. 슬그머니 100코인 방에서 몇 판 이겼더니 어느새 500 코인짜리 판에 들어가게 됐다. 500코인 방에서 4명이 플레이하고 1등 하면 2,000 코인을 받게 된다. 그다음 1,000 코인 방에서 이겼더니 4,000 코인을 벌게 되더라... 그렇게 이기고 지고 몇 번을 반복하니 어느새 코인이 6,550 코인을 넘게 됐다.
(나는 지는 경우보다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 보니 코인이 점점 늘어났지만, 계속 져서 게임을 계속하고 싶은 경우 결제를 하고(=진짜 돈을 내고) 코인을 사야 한다.)
판돈이 커질수록 나 같은 새가슴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루미큐브가 아니라 고스톱을 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판돈이 걸리면서 루미큐브가 고스톱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광고는 이미 게임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 여러 곳에서 아이가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고, 시간제한은 게임을 규칙을 제대로 인식시켜 줄 수 있다는 면에서 루미큐브앱을 반대하는 이유로 좀 빈약할 수 있다. 그런데 코인으로 포장된 판돈이 걸린 게임은 아이와 함께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확실한 이유인 것 같다.
건전한 보드게임은 실물로 아이와 같이 할 때 건전하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비교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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