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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나들이/2023 OSAKA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핸드폰 잃어버렸다가 찾은 썰 (+ 닌텐도 밴드 분실)

by 띵똥맘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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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 놀이기구(Jurassic Park The Ride)에서 내릴 때 친구가 아이 챙기다가 주머니에 넣어놨던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친구가 배처럼 생긴 the Ride에서 내릴 때, 정확히는 배 모양 놀이기구에서 선착장으로 올라올 때 아이를 받쳐주느라 움직는 순간 패딩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떨어졌다.

친구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핸드폰 떨어진 것을 인지하고 직원한테 핸드폰 꺼내달라고 얘기하는데 배가 앞으로 이동해 버려서 몇 초 차이로 눈앞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게 되어버렸다. 배마다 배 뒤편에 번호가 써있어서 몇 번 배에 핸드폰 떨어졌다고 얘기하는데도 선착장에 있던 직원은 "기다려 주세요"라는 대답만 무한 반복할 뿐이었다. 에버랜드에서 같은 상황이었다면 앞쪽 직원한테 바로 무선 해서 핸드폰 꺼내주고도 남을 상황이었는데 매뉴얼 시스템대로 움직이는 일본에서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다. 
 
앞쪽에 있는 직원이 핸드폰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친구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자 "다른 사람이 핸드폰 울리는 거 보고 발견해서 가져가 버리면 안 되니까 전화하지 마세요"라고 주의를 받았다.
 
우리가 탔던 배가 한 바퀴 돌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온 걸 봤을 때 우리의 초조함은 극에 달했던 것 같다. "핸드폰은 찾은 건가요 못 찾은 건가요?"라고 여러 차례 물어보았지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단호한 대답만 들었다.
 
우리가 탔던 배가 세 바퀴 넘게 돌고 기다리는 시간이 20분이 넘어가자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하려고 했다. "핸드폰은 찾은건가요 못 찾은 건가요?"라고 다시 물어보니 이번에는 "본부에서 확인 중입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찾은 거야 못 찾은 거야?!!! 분통이 터졌으나 꾹꾹 참고 핸드폰 잃어버린 우리 잘못이니 좀 더 기다려 보자고 친구와 서로를 다독였다.
(지금 되돌아보면 "본부에서 확인 중입니다"라는 대답은 핸드폰 찾아서 본부로 가져다가 핸드폰에 대한 확인 및 기록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40분이 다 되어갈 무렵 직원이 오더니 이번에는 청문회 같은 질문을 시작했다.
1. 핸드폰을 어디에서 잃어버렸나요?
2. 핸드폰은 언제 잃어버렸나요?
3. 핸드폰 제조사는 어디인가요?
4. 핸드폰은 무슨 색인가요?
5. 통신사는 어디인가요?
6. 핸드폰 대기화면은 어떤 걸로 설정해 놓으셨나요?
7. 핸드폰 바탕화면은 어떤 걸로 설정해 놓으셨나요?
8. 핸드폰에 구글 등 계정 설정을 해놓으셨나요? 그 계정이 무엇인가요?
...
대충 기억나는 질문은 이 정도이고, 현장에서 받은 질문은 최소 2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질문하는 직원이 가져온 노트에 한 바닥 가득 메모를 적어갈 수 있을 정도로... 어떻게 저런 것까지 물어볼까 싶은 질문까지 쏟아냈다.
 
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 타이밍에 드디어 핸드폰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었다. 
"본인 핸드폰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세요"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었다. 
마침 친구 핸드폰 사진첩에 친구가 본인 여권을 찍어놓은 게 있어서 여권 실물과 대조해서 보여주고 핸드폰을 되찾을 수 있었다.
 
분실물을 찾아주기 위해서 구축해 놓은 매뉴얼을 직원들이 잘 지키고 있어서 분실물이 직원들한테 가면 최대한 정보를 확인해서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인 것은 알겠는데, 그 매뉴얼 때문에 눈앞에서 바로 주워서 찾을 수 있는 것도 1시간 걸려서 찾아야 하는 우리의 상황은 매뉴얼 시스템의 단점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황금 같은 1시간을 핸드폰 찾느라 소비했던 썰... 우리만 알고 넘어가기는 아쉬워서 남겨본다.
 
교훈: 핸드폰 절대 못 잃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인내심을 갖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르도록 하자...

 
덧 1) 닌텐도 밴드 분실 (완전 분실... 못 찾음)

[구매 1시간만에 분실한 4,200엔짜리 닌텐도 밴드 진열대 ]

닌텐도 월드 초입에 파는 밴드... 핸드폰이랑 연동하고 특정 구조물에 가서 게임 속 캐릭터처럼 점프 또는 터치 등 특정 동작을 하면 게임 속 캐릭터처럼 점수도 획득할 수 있고, 스탬프도 모을 수 있다. 아주 간단한 기능만 있는 예쁜 밴드는 개당 무려 4,200엔(약 4만원)!!!!! 여기까지 왔는데 사야지!!! 큰소리치고 아이들한테 기분 좋게 하나씩 사줬는데 막둥이가 잠깐 사이에 잃어버렸다... OTL... 
 
잃어버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주변을 열심히 찾았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20분 정도 주변을 찾아본 뒤 4만원짜리 안전 보험... 또는 액땜을 한 것으로 생각하기로... 위로하고, 정신줄을 다시 챙긴 뒤 남은 시간 즐겁게 놀았다. 
 
Jurassic Park The Ride에서 핸드폰 잃어버렸다가 찾은 뒤 자신감(!)을 갖고 폐장 시간 맞춰 나오는 길에 정문 근처 고객 센터에 방문했다. (아래 지도의 별표 표시된 곳) 역시나 많은 질문에 대답을 하고, 구매 영수증과 착용하고 찍었던 사진 증거를 보여주고 확인을 진행했으나 아쉽게도 고객 센터에 접수된 분실물 중에 우리 밴드는 없었다.
 
고객센터에 가서 보니 우리처럼 뭐 잃어버린 사람들이 참 많더라... 다들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교훈: 털어버릴 것은 빨리 털어버리고 정신줄을 잘 잡아야 한다. 여행의 즐거움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별표 친 곳에 있는 고객센터. 메인 게이트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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